마야의 자살의 여신 익스탑-2

일기 2008. 1. 2. 00:36
덧:원래 이 게시물은 네이버 블로그에 올렸다가 이전해온 것입니다.



마야문명은 기원전 2000년전경부터 형성되기 시작해서 번성하다 어느 순간 흔적없이 사라져버린 문명입니다.

또한 아스텍, 잉카 문화와 함께 중남미의 문화를 대표하는 문명입니다.

-간혹 마야가 스페인에게 멸망했다고 잘못 알려져 있는데, 스페인에게 멸망한 문명은 아스텍하고 잉카문명입니다.

마야문명이 왜 멸망했는지는 아직도 정확히 알려진 사실이 없습니다.


이들의 풍습들 중 피비린내나는 인신공양 풍습은 특히나 유명합니다. 태양이 돌아갈 힘을 얻기 위해 사람의 피가

필요하다던지, 공놀이 경기를 통해 패한 자들은 인신제물이 된다고 하는 것들이 우리가 주로 아는 사실이죠.

-그시대 공놀이 란건 정말 말 그대로 목숨을 건 스포츠였을겁니다;;

이 인신공양 풍습은 아스텍같은 주변 중남미 문명에 널리 퍼져나가기도 했구요.

그런데 이들이 믿었던 많은 신들 중에 '익스탑(Ixtab)'라는 자살의 여신이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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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야인들이 묘사한 익스탑>


익스탑은 목에 밧줄을 감고 매달려 있는 모습으로 주로 묘사됩니다. 그녀의 두눈 감겨 있으며,

두 볼에는 이미 부패의 첫 조짐이 나타나 있습니다.


목을 매달고 자살한 사람, 인신공양의 희생자, 아이를 낳다가 죽은 여자, 성직에 종사하는

신관들은 낙원으로 직행한다고 마야인들은 믿었습니다.

익스탑은 그 행운의 영혼들을 데리러 옵니다.

낙원의 주민들은 세상의 온갖 고생에서 벗어나 모든 괴로움과 결핍으로부터 해방된 체

우주수 약스체의 평안한 나무 그늘에서 쉬게 된다고 합니다.


-내용 출처:그림으로 보는 세계신화사전. 아서 코트렐 저.


사실 그들 문명에서 피비린내나는 죽음이 대유행을 했단 걸 생각하면 자살의 여신을 숭배했단 사실도

역시 제정신이 아닌 사람들다운 일이었단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자살을 터부시하는 서구 기독교적 사고방식을 가진 현대인들이 보기에 참으로 어이가

없는 사실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한편으론 이렇게 생각해보고 싶기도 합니다.

대체 자살이란 건 어떤 사람들이 선택하게 되는 걸까요,

사업에, 사랑에 실패한 사람. 자신이 가진 재산을 다 잃은 사람....

흔히들 인생 막장이라고 말하는 그런 사람들일 것입니다. 그들은 자신이 실패자고 이세상에

쓸모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극단적인 선택을 하곤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생각하는 인생에서의 성공이 얼마나 많은 의미가 있는 걸까요.

아무리 고매한 목적을 가지고 부단한 노력을 하던 사람도 어느 한순간에 어처구니없이 죽고

그가 가졌던 뜻은 세상에서 흔적없이 사라지곤 합니다. 인생과 현세란 건 사실 그렇게나 부질없는 것입니다.


물론 마야인들은 자살의 여신을 숭배하고 자살을 미화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익스탑이란 자살의 여신이 현세에서 많은 고통을 받다 자살한 사람들을 낙원에서 위로한단 사실은

우리에게 적어도 한가지 교훈은 준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진 것이 없던 사람들, 인생에서 실패한 그 사람들 하나하나 조차 조건없이 낙원에서 위로받을 수 있는만큼,

비록 우리의 육신이나 현세는 참 허망한 것이더라도 누구의 눈에도 보이지 않고 느껴지지 않는

우리의 진정한 본질만은 정말 귀중하며, 행복해질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