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ig issue 47호

잡다한 리뷰/책 2012. 12. 3. 23:57


얼마전부터 서울 중심가의 대로변이나 큰 지하철 역 부근에서 추레한 행색의 노숙인 아저씨가

어떤 잡지를 들고 파는 모습을 많이 접할 수가 있다. 항상 벼르기만 하다가 얼마전 이 잡지를

드디어 사게 됐다. 가격은 3000원. 이 가운데 권당 1600원이 노숙인 판매인에게 돌아간다고

하니, 참 좋은 의도의 잡지이다.

커버스토리는 얼마전 개봉한 영화 26년의 주연배우 진구의 인터뷰이다.


네덜란드의 다국적 기업 트라피규라가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의 아비장 인근에 수백톤의 유독성

폐기물을 투기한 뒤 그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기사.


잡지의 컨텐츠들은 대부분 사회문화계에 종사하고 있는 필진들의 재능기부에 의해 이뤄져 있다.

솔직히.......냉정히 말해 저렴한 가격에 필진들의 자원봉사에 기대어 만들어지는 잡지인지라 완성도면에서

도저히 좋게 봐주기는 힘들었다. 기사의 질도 그렇고, 잡지가 지향하는 방향성은 도저히 갈피가

잡히질 않는다. -우즈벡의 어느 청년을 보고 '재원'이라고 칭하는 건 필진의 자질부족이라고 봐야하나,

아님 편집부의 교정미비라고 봐야할까? 모르는 분을 위해 설명하자면, 재원은 재능있는 젊은 '여자'라는

뜻이다. 잘 모르겠으면 네이버 사전부터 좀 검색해봐라-

한편으로는 적은 예산으로 대중성과 사회성을 동시에 가진 잡지를 만들어야 하는 편집부가 

느끼고 있을 고뇌도 짙게 체감이 된다.간간히 섞여있는 외국판 Big issue의 번역기사가 더 질이 높다고 

느껴진다.


하지만 살기 냉혹한 시대에 이렇듯 공익을 지향하는 잡지의 목적성을 외면하는 건 분명 비도덕적

인 일이다. 그리고 혹서에, 혹은 혹한에 먼 미래의 재활을 꿈꾸며 힘겹게 잡지를 팔고있는 노숙인들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부디 앞으로는 길가에서 빅 이슈를 팔고있는 남루한 행색의 아저씨들을 보면 한번쯤은 관심을 가져보도록 하자.

................는 뭐 그렇고 그런 비루한 결론이라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