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렸지만 좀 미남으로 그려진듯.원래는 이것보다 추레한 아저씨 이미지로 그리고 싶었는데...
그저 내 능력부족을 탓해야지 뭐.....=_=;;
키워드는 중년수(아저씨수), 강공 등등.....
한 중소회사에서 근무하던 41살의 말단 샐러리맨인 '나'는 어느날 명예퇴직을 당해버린다.
갑갑한 마음에 명동 뒷골목을 서성이던 나는 어떤 수상쩍은 알바구인광고를 발견한다.
그래서 충동적으로 찾아간 그 곳에서 그날 즉시 웨이터로 채용된다.
여자손님이라곤 하나도 없는 기묘한 가게분위기에 의구심을 갖고 있던 나는 명품으로만
빼어입은 어느 남자손님에게 수작을 당하고, 그제서야 그곳이 게이바라는 걸
알게 된다.
첫날 만났던 남자손님은 알고보니 이 가게의 사장이었다. '나'가 갈 곳이 없다는 사실을
안 사장은 자신의 집에 입주가정부로 들어오라고 제안을 한다. 하지만 사장이 품고있는
흑심을 눈치채게 된 나는 하루만에 그 집을 나와버린다.
그 뒤 '나'에게 관심을 품은 귀여운 남자인'프리랜서', 그리고 사장의 끊임없는 구애가
계속되면서 우유부단한 성격의 나는 갈팡질팡 하게 된다. 그 와중에 사장의 정말 강압적인
접근방식은 나한테 상처를 많이 입히는데....
내가 그렸지만 사장이 촘 많이 재수없게 그려진듯.저건 뭐 양아치도 아니고.....= =;;;
근데 실제 소설에서도 사장이 꽤나 재수없으므로 그냥 이 그림 대로 밀고 나간다.
이 소설을 대충 정리해보자면, 이상한 나라에 떨어져버린 한 평범한 남자의 고군분투기내지 성장기...
정도 될려나 싶다.
시놉을 봐도 알겠지만, 언뜻 보면 이 소설은 비엘소설속의 뻔한 설정과 전개 등으로 도배된듯 느껴진다.
설상가상으로 이 소설에선 자극적이라거나 크고 강력한 클라이막스 같은 건 찾을수가 없다.
하지만 소설을 읽다 보면 이 작품 속 뻔한 스토리속에 담긴 함의나 그 것의 무게가 제법 만만치 않음을
깨닫게 된다.
작품속의 문장은 기교나 화려한 수식이랄게 전무한데다 투박하고 간결하다. 하지만 이런 문장이
묘하게도 캐릭터의 감정, 작품속의 정서를 직접적으로 독자에게 전달해주는데는 매우 효과적이었다.
-솔직히 초반부를 읽을때는 이런 문장탓에 작가님의 필력을 잠시 의심하기도 했다. 읽다보니
그 의심이 순전히 내 오해란 걸 깨달았지만.
사장이 아니라 얠 택하길 바랬건만.....
보잘것없는 평범한 회사원 생활을 해 오다가 졸지에 기이한 사회에 속하게 된 나는
그곳에 효과적으로 적응을 못하고, 그렇다고 떠나지도 못하는 자신에 대해 괴로워하고,
40가까운 인생을 살면서 한번도 열정적으로 살아보지도 사랑해보지도 못했음을 슬퍼한다.
절대로 그럴 의도가 아닌데도 프리랜서에게 상처를 주게 되는 상황에 가슴아파하고,
호락호락 자신의 것이 되지 않는다고 자신을 이해해보려는 노력은 등한시한 체, 강제적인
태도를 보이는 사장에게 분노한다.
그리고 '나'가 겪는 이 일련의 심리적 상태는 독자들에게 충분히 호소력을 발휘한다.
보통 소설속에서 구애자들 틈에서 우유부단한 태도를 보이는 캐릭터는 독자에게 짜증을
심어주는 법이다. 하지만 이 소설에서 '나'가 보이는 우유부단함은 읽는 사람에게 충분히
공감을 준다. 설득력강하고 입체적인 캐릭터를 세우는 데 작가님이 탁월한 능력이 있으신듯.
그 덕분인지, '나'가 사장과 이어짐을 암시하며 끝나는 결말도 아주 탐탁치는 않아도
그 나름대로는 심정적으로 납득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글을 읽다보니 묘하게 위화감이 드는 부분들이 있었는데....그 때문에
'혹시 작가가 남자 아냐?'란 생각을 언뜻 했는데, 그러쟎아도 작가분이 남자라는 소문이
있다는 듯. 사실여부야 알 수 없지만.
어쨌거나 나름 별 네개반짜리 추천작. 어쩌다가 이렇게 반짝이는 작품을 발견할때의 기쁨은 역시 크달까.
-단 자세한 섹스씬 같은건 거의 없다. 몇번 안나오는 베드씬은 그냥 섹스를 암시하는 한두줄
문장으로만 끝나니 그 점 염두에 두시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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