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불의 강

잡다한 리뷰/만화 2006. 7. 1. 00:06


옛날 르네상스를 보다가 분철했던 것....

그늘을 갖고 있으면서 파멸적인 성격의 캐릭터들, 그리고 그들이 내놓는
어떨땐 선문답적인 근사한 대사들...
르네상스에 연재되던 모든 작품을 대부분 좋아하긴 했지만, 당시 이 작품에
대한 내 애정은 아주 독보적이었다.
그 뒤 김진씨의 불의 강은 단행본 발행도 안되면서 초 레어물이 되고말았다.


어두워보이지만 실은 따듯한 성격의 미즈하라.....참 이름도 근사했지...-ㅗ-
작품 내내 (아마도 위암으로 추정되는)어떤 병을 앓는듯이 암시되지만, 확실하게
나오지는 않는다.
원래 김진씨 작품 스타일이 친절한 설명에 인색한 편이지...- -;;;

당시 미즈하라의 죽음을 암시하는 듯한 요시로우의 대사로 끝나는
마지막회를 보면서 참 마음이 아팠었다.


그리고 어머니가 지닌 부도덕한 비밀로 인해 비뚤어진 성격을 갖게 된
요시로우.


김진씨의 전체 작품 중 이 작품은 썩 높은 퀄리티를 지닌 것은 아니다.
당시의 인쇄기술을 반영하는 듯한 극악한 인쇄질과, 부분부분 왠지 종이톤을 사용해
급하게 그림을 그린듯한 부분도 보이고.....

하지만 이 작품이 그렇게 당시 내 마음을 끌었던 이유는 뭘까....
당시의 순정만화의 추세는 시대물극화가 대세였다. 고등학생이 주인공인 순수학원물은
요즘보다는....많은 편이 아니었다. 그리고 순정이란 이름 답게 소재상에서
남녀간의 비련의 순애물이 상당히 많았다.

그 만화들 틈에서 김진씨의 불의 강은 매우 독특한 색채를 지니고 있었다.
불확실한 미래 앞에서 방황하는 불안정한 심리의 어린 주인공들이
당시의 나나 내 또래의 어린 학생들의 정서와 맞아떨어졌던게 아마도 가장 큰
이유였을 것이다.

아마 지금껏 이 작품이 단행본으로 안나오는 걸 봐선....이제 단행본을 기다리는 건
포기해야 할테지?ㅜ_ㅡ


그런데......이런 걸 분철해서 보관하고 있는 너는 대체 몇살이나 먹은거냐고?
그건......알면 다친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