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만화가협회 펴냄. 2006년 5월 발행

여성만화가 협회에서 낸 무크지이다. 이 책에는 총 21명의 여성작가분(맞나?;;)이 참여했는데

개중에 인상적이었던 몇작품만 소개를 하려고 한다.


강경옥님의 몽. 6페이지 분량밖에 안되는 초미니 단편이지만 스토리텔링의 귀재이신 강경옥님의

재능이 이 단편에서도 고스란히 보인다. 살짝 스산한 결말로 끝나는 반전이 뛰어난 납량물.


함형숙님의 주유청강. 예전부터 함형숙님은 그림도 스토리도 매끈하고 기본기 탄탄한 느낌의

작품을 많이 그리셨던 걸로 아는데, 이 작품도 6페이지라는 짧은 분량의 스토리가 어색하지

않은 매끈한 작품이다. 이 책의 모든 작품중 작화면에서도 가장 뛰어났던 작품 중 하나.



고야성님의 동하. 소프트 비엘을 지향하고 있다. 내용은 귀족가의 자제가 서출인 자신의

이복동생에게 품은 한때의 애틋한 감정을 다뤘다.

이 무크지 내에서 너무나 빼어난 작화퀄리티로 가장 강한 인상을 줬던 작품이다. 스토리는 사실

비엘장르라는 점을 차치하더라도 굉장히 밍숭밍숭한 편인데, 아름다운 작화가 스토리의 미흡함

마저 완벽히 보완했다고 할 수 있다. 만화는 역시 그림을 잘그리고 봐야해.ㅠㅠㅠㅠ

고야성님....에 대해선 내가 크게 아는 바가 없어서 코멘트를 못하겠다. 이 분에 대해서는 비엘을

꽤 좋아하시는가부다 정도밖에 모름.ㅠㅠ

그리고 문흥미님의 So Farewell. 오래돼서 지루한 연인들의 지리멸렬한 이별을 다루고 있다.

연인들의 심리에 대한 신랄하고 씁쓸한 묘사가 포인트. 역시 문흥미님의 스토리 텔링은

독자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그리고 다른 17명의 작가님의 작품에 대해서는 퀄리티가 고만고만했기 때문에 특별히 리뷰를

하고싶지 않았다. 작가수는 많았지만 구색을 맞출만한 작품이 몇개 없었다고 해야할까. 편집부의 

관여없이 작가들이 편하게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 그게 바로 동인지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이 무크지는 안타깝게도 그런 동인지의 단점이 많이 나타났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이 무크지의 의의에 대해서만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하고 싶다. 우리나라에서 완성도

높은 순정만화는 점차 접하기가 힘들어지고 있고, 여성만화가 협회에는 순정만화 독자들이

너무 좋아했던 작가님들이 많이 계시기 때문이다. 비록 만화계 여건은 너무 힘들어졌지만

작가님들이 아직 남아있는 순정만화 독자들을 위해서 조금이라도 더 힘내주셨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리고 여성만화가협회의 무크지도 앞으로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