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폴 : 오디어스와 환상의 문
감독 타셈 싱 (2006 / 영국, 인도, 미국)
출연 카틴카 운타루, 저스틴 웨이들, 리 페이스, 킴 울렌브로크
상세보기



그저 이 스틸컷 하나랑 더 셀의 감독의 작품이라는 말에 낚여서 멀디 먼 압구정 부근 씨네씨티까지
찾아가서 보게 된 영화.
-근데 그게 무슨 강남구청역에서 십분거리냐!!!!씨바 20분 거린 족히 되겠더라!!!!!=_=
어쨌거나 그저 강남쪽이겠거니....하고 쉽게 생각하고 찾아갔다가 정말 힘들었다...ㅜㅜ




경고:이 아래로는 약간의 스포일러성 글이 포함돼 있습니다.


주인공 역의 여자아이. 주인공치고 참 안이쁘다 싶었는데, 참 연기 잘하더라.
어느 부분에선 밴디트역의 성인 연기자보다도 훨씬 잘했다.
이 아이는 부모님의 농장에서 오렌지 따는 걸 돕다가 팔을 다쳐서 입원하게 된다.
그리고는 이 애를 이용하려는 로이의 꾸며낸 모험이야기에 속된말로 '홀랑 낚여'버린다.
-근데 외국아이란건 알겠는데 어느나라 아이인진 끝내 모르겠다;;;


그리고 반신불수가 되고, 사랑도 잃은 체 실의에 빠진 스턴트맨 청년 로이.
그는 죽음을 꿈꾸며 주인공 여자아이 알렉산드리아를 이용하려 한다.
그리고 자기가 만들어낸 이야기에 도취돼버린 알렉산드리아에게 모르핀을 가져오라고 시킨다.
하지만, 그의 요구가 예상치도 못하게 너무나 순수한 소녀 알렉산드리아를 위험에 빠뜨리게 되는데.....


로이의 이야기속에서 다섯명의 영웅들은 사악한 총독 오디어스에게 복수를 하기 위한 모험을 한다.
-이 영웅들중 한명의 이름은 찰스 다윈이다. 다윈에 대한 감독의 존경심의 표시일까?ㅎㅎ



더 셀에서 인상적인 이미지들을 많이 보여줬던 감독은, 이 영화에서도 색채가 풍부하고도 멋진 영상들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이 영화는 개봉당시 호평과 혹평이 많이 교차했다는 듯.
그리고 영화는 환상적이고 동화적인 비주얼들을 많이 보여주지만 그에 비해 영화에
내포된 것들은 어둡고도 씁쓸했다. 정말 씁쓸하고 통절한 우리의 인생을 그대로 보여주듯이.....

로이의 이야기 속 모험담에서도 주인공 밴디트는 모든 동료들을 잃게 되고 사랑을 얻지도 못한다.
그의 곁에 남는건 주인공 알렉산드리아를 상징하는 순수한 친구 한명뿐.
그리고 현실속 로이는 영화배우로 성공하는 것도 아니고 사랑을 되찾지도 못한다.
자신의 연인을 뺏어간 영화배우가 자신이 반신불수가 되면서까지 찍은 장면을 보면서
심드렁하게 빈정대는 모습을 보면서도 아무 소리 못한다.


또한 의사는 알렉산드리아의 엄마에게 아이에게 오렌지 따는 일을 시키지 말라고 하지만
알렉산드리아는 계속해서 농장에서 오렌지따는 일을 도우며 살아간다.

하지만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건 알렉산드리아가 로이한테 울면서 호소하는 그 부분일 것이다.
왜 이야기속 주인공들을 계속 죽이냐며 슬퍼하자 로이는 '이건 내 이야기니까 상관없다'고 한다.
그러자 알렉산드리아는 울면서 얘기한다. 그 이야기는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하다고.....

나의 인생이 엮어가는 이야기는 결국 나만의 것이 아니다. 그 이야기는 나를 아끼고 또 내가 아끼는
사람들과 같이 공유하는 것이다. 내 인생이 아무리 슬프고 아프더라도 우리가 그 이야기를 쉽사리
포기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그래서이리라......
그래서 주인공들이 일상으로 돌아가게 되는 영화의 결말은 참 애잔하면서도 너무나 평화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