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후....반(인가?) 대원의 준 성인지였던 화이트에 연재됐던 만화가 김우현의 3부작 단편이다.


평범한 지구인이었던 여주인공은 지구의 멸망으로 인해 난민이 돼서 지눅스 카얄 소유의 행성으로 가게 된다.

그리고 지눅스 카얄의 저택에 하녀로 들어간다.


첫날 배정받은 방 번호키의 오류로 인해 방을 잘못 들어가게 되는데, 거기엔 싸가지없는 

성격의 흑발 냉미남이 있었다. 여주는 냉미남에 의해 굴욕적으로 쫓겨나고...


그 냉미남은 이스터 필리어스 성인이자, 지눅스 카얄의 고급 소유물이었다. 이스터 필리어스 성인은 

빼어난 외모에 대단한 지적 능력까지 갖추고 있다 함. 그 대단한 능력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하여튼 그렇다함.

그리고 소유주가 원하면 소유주에게 이권을 주는 상대와 잠자리를 해야만 하는 고급 매춘부 같은 

처지였다. (참고로 남주는 이 만화상에선 여자와만 관계합니다. 비엘 노노)


파티가 끝난 날 밤, 우연히 마주친 둘은 서로에게 깊은 교감을 하게 된다. 여자는 남자의 이름이

요아힘이란것까지 알게 되고, 사랑 전단계까지 5G의 속도로 전진~


그런데 이 둘에게 일어난 모든 일이 남자의 소유주의 계략이었으니, 뚜둥~

소유주는 요아힘과 유전자가 잘 맞는 여자를 붙여주고, 요아힘을 꼭 닮은 자식을 본 뒤 그 자식까지 

자신의 소유로 둘 계획이었던것~그리고 이 사실을 알게 된 여주는 둘에게 환멸을 느끼고 저택을

떠나는데....

(뻘소리로, 만화를 보다보면 여주와 남주보다 오히려 남주 소유주X남주쪽이 더 케미가 커보이더라는..ㅋㅋ)


 90년대 후반은 막 활동을 시작하는 신인만화가들에게 정말 가혹한 시기였다. 만화가들이 활동할

유일한 플랫폼인 출판만화계에 차츰 불황이 드리워지기 시작하며, 이 시기 잡지에 등단한 작가중에

지금껏 만화계에 남은 작가들은 난 거의 못봤다. 그리고 그 파고를 벗어나지 못한 건 김우현씨도 예외가 

아니었다.


지금 가물가물하게 기억나는대로 적어보자보면....이후 김우현씨는 화이트에서 밀레니엄을 연재하다가, 

화이트가 폐간되면서 준 아동지인 슈가로 넘어가서 작품활동을 하셨던 걸로 안다. 당시 잡지사에선

아동지에 맞는 반짝반짝한 그림체로 그리라고 작가를 많이 압박했다더군. 원래 그림실력이 좋으시던

분이니 잡지의 요구에 맞춰 그림을 바꾸고 잘 연재했지만 이후 이 잡지도 폐간되고...그 뒤로 작가님은

어떻게 되신 건지 소식을 모르겠다.

공모전 당선작만 해도 빼어난 실력에 독특한 감성을 보였던 작가님이 이외에도 한분이 생각나는데,

이 분 역시 잡지폐간 이후에 대여점용 순정단행본으로 넘어가서 편집부 요구에 맞춰 샤방샤방한 그림을

억지로 그려대다 출판만화계의 불황이 더 심해져서 순정단행본부도 없어지고 작가님의 향후 거취여부도

알 수 없게 됐다는...참 구질구질한 이야기다.ㅋ


 사실 이 작품은 그림 제외하고 스토리상 허점을 지적하려면 좀 할 말이 많다. 그리고 화려한 

시각적 이미지, 그리고 남주의 강력한 매력에 작품의 나머지 모든 것을 기댄 작품이란거겠지. 한편으론 

허술한 스토리, 허술한 세계관을 다 무시할 수 있을 만큼 감성적이고 시각적인 매력이 빼어난 작품을 그리던 

분이고 그래서 더 대단했다는 생각이 드네. 

이 분이 90년대 초반, 혹은 웹툰이 성행하기 시작한 이천년대 중반 이후에 작품활동을 시작하셨더라면 

아까운 작가가 묻히는 일도 생기지 않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당시 집안내 사정도 별로고 건강도 

별로셨다고 한 것 같은데 지금은 어디서 무슨 활동을 하고 계시든 평안하셨으면 좋겠다.


덧) 이 작품은 지금 어디에서도 구매할 수가 없다고 생각돼서 도판을 많이 삽입했습니다. 

만약 나중에라도 저작권상 문제가 된다면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작품내 이미지는 제가 소장하고 

있던 만화를 직접 스캔해서 올린 것입니다.